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장미와 빈술병
6월 17일(수) 하오였다. 2009년. 난 내 블로그를 찾아온 한 여자를 애무했다. 그녀의 닉(nickname),
그냥 '장미와 빈술병'이라 부르자. 그녀의 홈을 여는 순간 낯선 충격이 왔다. 투명한 어둠이랄까. "많
은 사람들에 칠까봐 바삐 돌아서려다 몇자 떨굽니다. 밀물져 오는 매혹에. 님의 글과 비주얼 후레쉬
비춰가며 볼 날 기약하며 빠이." 헤픔과 거리 먼 이 몸이 그녀의 방명록에 바친 첫 헌사다. 등록
후 승인 방식으로 브레이크 장치를 해 놓은 그 곳에.
"눈까지 멀었나. '하고 싶은 날이 많은 女子.' 로 봤으니. 프로필의 빨간 문자를요. 안 와야지. 중독되
면 쩜쩜 "다신 안 올 거에요. 다시는 안 올 거라구요. 전 베드로가 아니니." 다시 떨군 짧은 글이다.
거지 눈엔 먹을 것만 보인다던가.
다음 날. 난 '너를 흘려 보낸다' 는 그녀의 새 글에 꼬릴 달았지. "먹먹하다 막막해지네요. 태공을 지
켜보는 초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느낄 뿐. 어제 두 번째 드린 제 글 지워져 스산하더이다.
주인장의 폭력이라 말해도 될까요. 페이소스 내지 엘레지 아시는 님이기에 미소에 담을 줄도…" 허
나 그 글도 빠르게 캔슬됐다.
마감친다. 난 내 할말 다 했으니. 덧대면 잔소리가 될 뿐이니. 판단은 새벽강으로 흘러드는 님들의
몫이려니. 소나무를 사꾸라(사쿠라 ·さくら·桜)라 이름해도 백설이 만건곤(滿乾坤)할 제 푸르고
또 푸르겠지요. 새벽강 혹은 13월에부는바람이 2009. 6. 30(화)
난 아니야 / 조용필(일시 중지는 오디오에 대고 마우스 오른쪽 버튼 눌러)
13월의바람에 쓸려온 빈 술병과 가짜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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