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후기 / 복효근 한길 칸막이 공사장 010·3755 ― 2600 목련 후기 복효근 목련꽃 지는 모습 지저분하다고 말하지 말라 순백의 눈도 녹으면 질척거리는 것을 지는 모습까지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그대를 향한 사랑의 끝이 피는 꽃처럼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지는 동백처럼 일순간에 져버리는 순교를 바라는가 .. ◇ 시 2016.04.18
산정묘지 / 조정권 한길 칸막이 공사장 010·3755 ― 2600 山 頂 墓 地1 조정권 山頂墓地 1 조정권 겨울 산을 오르면서 나는 본다. 가장 높은 것들은 추운 곳에서 얼음처럼 빛나고, 얼어 붙은 폭포의 단호한 침묵, 가장 높은 정신은 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이며 허옇게 얼어터진 계곡과 계곡 사이 바위와 바위의 결.. ◇ 시 2016.02.19
아내 / 정재영 한길 칸막이 공사장 010·3755 ― 2600 아내 정재영 지구를 축으로 도는 달이었을까 상한 마음 뒤로 숨기고 밝은 한 쪽 평생 보여 준 어쩌다 바라보면 없는 듯 걸려 그 곳에 늘 있어 준 달 ― 아내, 정재영 인연 / 이선희 길다방♪ link 삼천포항을 거느린 광장의 새벽. 백봉산 썰(說)은 자동빵이.. ◇ 시 2015.11.03
갈림길 / 정일근 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갈림길 정일근 길은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다 너에게로 가는 길이 나에게 있었고 나에게로 가는 길이 너에게 있었다 가장 멀고 험한 길을 걸어 너는 너에게로 돌아가고 있다 나는 나에게로 돌아가고 있다 이제 작별하자 이승에서의 길은 여기까지다 길이란 가.. ◇ 시 2015.06.10
인과율 / 한용운 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인과율(因果律) 한용운 인과율(因果律) 당신은 옛 맹서를 깨치고 가십니다. 당신의 맹서는 얼마나 참되었습니까. 그 맹서를 깨치고 가는 이별은 믿을 수가 없습니다. 참 맹서를 깨치고 가는 이별은 옛 맹서로 돌아올 줄을 압니다. 그것은 엄숙한 인과율(因果律.. ◇ 시 2015.06.10
봄감기 / 이외수 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봄감기 이외수 겨울에 얼어 죽은 가래나무 빈 가지에 겨울에 얼어 죽은 가래나무 새 한 마리 날아와 울 때까지 봄밤에도 몇 번이나 눈이 내리고 더러는 언 빨래들 살을 부비며 새도록 잠을 설치는 소리 황사바람이 불고 흐린 산들이 떠내려가고 다음 날 이마 .. ◇ 시 2015.03.17
가난한 이름에게 / 김남조 한길 칸막이 공사장 010·3755 ― 2600 가난한 이름에게 김남조 가난한 이름에게 김남조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는 쓰일 모 없이 살다 갑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여인을 만나지 못해 당신도 쓰일 모 없이 살다 갑니까 검은 벽에 검은 꽃그.. ◇ 시 2014.11.18
봉숭아 / 이해인 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봉숭아 이해인 봉숭아 이해인 한여름 내내 태양을 업고 너만 생각했다 이별도 간절한 기도임을 처음 알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잊어야 할까 내가 너의 마음 진하게 물들일 수 있다면 네 혼에 불을 놓는 꽃잎일 수 있다면 나는 숨어서도 눈부시게 행복.. ◇ 시 2014.05.20
너에게 가겠다 / 이해인 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너에게 가겠다 이해인 오늘도 한줄기 노래가 되어 너에게 가겠다 바람 속에 떨면서도 꽃은 피어나듯이 사랑이 낳아준 눈물 속에 하도 잘 익어서 별로 뜨는 나의 시간들 침묵할수록 맑아지는 노래를 너는 듣게 되겠지 무게를 견디지 못한 그리움이 흰 모래로 .. ◇ 시 2013.08.18
애모 / 정완영 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애모 정완영 애모(愛慕) 정완영 서리 까마귀 울고 간 북천(北天)은 아득하고 수척한 산과 들은 네 생각에 잠겼는데 내 마음 나무 가지에 깃 사린 새 한 마리 고독이 연륜 마냥 감겨오는 둘레 가에 국화 향기 말라 시절은 또 저무는데 오늘은 어느 우물가 고달픔.. ◇ 시 2013.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