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울 밑에 선 봉선화 홍혜경·엄정행·조용필
김형준 글 홍난파 곡
I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 긴 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 필 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II
어언간에 여름 가고 가을 바람 솔솔 불어
아름다운 꽃송이를 모질게도 침노하니
낙화로다 늙어졌다 네 모양이 처량하다
III
북풍한설 찬 바람에 네 형체가 없어져도
평화로운 꿈을 꾸는 너의 혼은 예 있으니
화창스런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
울 밑에 선 봉선화 / 홍혜경(소프라노)
울 밑에 선 봉선화(홍난파 곡)
/ 바이올린 연주
울 밑에 선 봉선화 / 조용필(1987)
봉선화(鳳仙花). 순우리말은 봉숭아예요. 꽃말은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touch-me-not). 열매가 여
물면 조금만 건드려도 톡 터지는 힘으로 씨앗이 멀리 날아가기 때문이랍니다. 예부터 뱀이나, 질병
같은
잡귀를 쫒는다하여 집 울 밑에 봉숭아를 심었어요. 뱀은 봉숭아 냄새를 싫어해서 가까이 오지않아예. 그러기에 금사화(禁蛇花)라고도. 귀신은 붉은 빛을 멀리하기에 그래예.
'봉선화는 집안에 심는 게 아니다' 는 말도 있습니다. 봉선화는 너무 많은 벌레들이 붙어먹기 때문이
래요.
봉선화가 꼬인 온갖 벌레가 서까래, 대들보까지 갉아먹어 집을 무너뜨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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