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비오는 날 달맞이 꽃에게 / 이외수

13월에부는바람 2013. 6. 13. 11:55

 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타인의 계절 / 한경애

 

 

 

 

 

 

 

 

 

비오는 날 달맞이 꽃에게         이외수

 

 

이 세상 슬픈 작별들은 모두

저문 강에 흐르는 물소리가 되더라

머리 풀고 흐느끼는

갈대밭이 되더라

 

해체되는 시간 저편으로

우리가 사랑했던 시어(詩語)들은

무상한 실삼나무 숲이 되어 자라 오르고

목 메이던 노래도 지금쯤

젖은 채로 떠돌다 바다에 닿았으리

 

작별 끝에 비로소 알게 되더라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노래가 되지 않고

더러는 회색 하늘에 머물러서

울음이 되더라

범람하는 울음이 되더라

내 영혼을 허물더라

 

 

 

 

타인의 계절 / 한경애(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