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돌아보면 인생은 겨우 한나절 이외수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막연하게 기다렸어요
서산머리 지는 해 바라보면
까닭없이 가슴만 미어졌어요
돌아보면 인생은 겨우 한나절
아침에 복사꽃 눈부시던 사랑도
저녁에 놀빛으로 저물어 간다고
어릴 때부터
예감이 먼저 와서 가르쳐 주었어요
이제야
마음을 다 비운 줄 알았더니
수양버들 머리 풀고
달려오는 초여름
아직도
초록색 피 한 방울로 남아 있는
그대 이름
아시나요
종일토록 아무 생각없이 태양만 바라보고 있어도
그대가 태양이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기 위해
해바라기는
여름이 다 가도록 그대 집 마당 가에 서 있습니다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간이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 두겠네
어쩌자고 하늘은 저리 높은가
이 풍진 세상에 가을빛 짙어
날아가는 기러기 발목에 그대 눈물 보인다
과거를 묻지 마세요
겨울이 너무 깊어 사랑조차 증거가 인멸되었습니다
올해도 무기질의 시간이나 파먹으면서 시정잡배로 살았습니다
법률은 개뿔도 모르지요
그래도 희망을 목조르지는 않았으므로
저는 무죄를 주장합니다
새벽강20 外秀여( "예수여" 라고 발음하지 마시기를. 주님과 저 깐깐한 작가 둘 다를 모독하게 되
므로), 당신은 아는가. 때늦은 희망의 쓸쓸함을. 2004. 1. 31(土)
이영현12 할 수 없거나 해서는 않되는 일이라 쓸쓸하지 않을까요. 마음을 멈출때 오는 평온과 고요. "희
망을 목조르지는 않았으므로/ " 중딩카페
김상문16 선배님의 그 예술적 안목은 보는이로 하여금 많은 깨우침과 평온함을 가져다 주는군여.. 고마
버여^^ 풍물방
새벽강20 법과 희망에 대한 새벽강의 시학. 외수는 아마 법을 외면했으되, 그래도 누군가를 외면
하진 않았겠지요. 그래서 첫눈같은 사랑은 사라지고 과거를 묻지 말라는 삼류 시정잡배가 되었겠
지요. 교과서 밖의 희망을 목 조르고 싶지 않아서였으리. 복사꽃 하늘지기님, 글구 맞장구 치신 꽃무
늬 선배님, 제가 올린 몇 개의 글 봐주실래요. 꽃잎처럼 흩어진 밑글들도요. 두 분 다 아끼고 있음도
기억하시면서 말이에요. 2004
이영현12 이젠 접어보리라 했건만 또 뭐가 그리 미련이 남아 문을 열었는지 보낸듯 보내지 못하고 온듯
오지 않는 그리움! 기다림은 우리 모두에게 희망의 불빛이겠지요. 새벽강가의 보라빛처럼 맑고 아련함
말이죠. 그 희망과 절재가 함께 할때, 어느 순간에 오는 질높은 삶과 성취감이 주어지는것을 배우며 고요
한 주말 되시길... 2004
새벽강20 長 天 然 一 紙 難 事 比 中 情(장천연일지 난사비중정). 가없는 하늘이 한장의
종이라 해도 어찌 내 마음을 다 담을 수 있으리. '아직도 초록색 피 한 방울로 남아 있는 그대 이름'
을 부르며 고이 접을래요. 죽는 날까지 남을 청색보다 여린 젊은 날의 기억을 말함이려니. 2004
병남12 수준 높은 문답 그속에 사랑과 희망이 겹치니 그게 하나인가요? 사랑 했던 이의 텃밭에 언제까
지나 그리움의 그림자를 드리움은 이젠 그만 접으시게. 추억은 아름다움으로 남는 것... 흰백의 도화지
에 새그림 그리시게. 2004
새벽강20 마음은 당신 안에만 있더이다 . 어제 휴게실에서 구절봉 선배님이 그러시데요. 저 같은
바보는 한 사람 밖에 사랑할 줄 모른다고. 아차산 거쳐 용마산·수락산·일월 말일(2004) 검단산
까지,. 그렇게 내리 사흘을 무수한 선문답이 쌓인 산에 올랐어요. 그래도 새벽강의 답은 그것 뿐이었
어요. 병남 선배님께도 합장. 2004
박영복 읽으면 읽을수록 샘물나는 것 같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근데 구절봉은 우리 고향 뒷산
인디ㅎㅎㅎ 2004
이영현12 그마음 문학관에서 그다려봐도 되겠지요. 어느날 문득 나의 세계도 이 카페에 선보일 수도 있
을 거라는 희망과 함께 2004
새벽강20 두 님이 주신 보약 두 첩 공짜로 먹습니다. 저 오늘 경도시장, 아니 경동시장 약령상가
공사 후 이슬 세 병 말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가기 전에 리플 달아여. 저 시방(時方) 바빠서…
빠른 시간 안에 오타 수정할께요. 누님도 늦기 전에 오픈 하셔요. 피씨룸을 다급히 나서며. 2004
이영현12 뭘 수정하란 말인가? 만나는 기쁨보다 몇곱절 슬플수도 있으니 전화만 받으시게 ㅎㅎㅎ 근데
어쩌나. 후배님 내동생을 그리고 관상의 생활을 그리는걸 첫사랑과 결혼했고 아니군 두번째 사랑이군
온전한 하느님 사랑을 방향 전환해서라네. 한사람을 사랑할수 있다는 건 하느님을 사랑하는 거라네, 욕심
집착 질투 미움 이런 나약한 가지 들이겠지. 2003년도에서야 절실히 깨달은 거라네, 후배의 순수한 청빛
맑음을 나도 믿으며 선배가 함께한다네. 사람의 정이 그렇게 쉽게 떨어지지 않을거란 마음으로 추억은
추억으로 남느니... 귀여운 후배! 2004
서행숙24 아직도 전 누군가를 막연하게 기다립니다. 죄인가요 무죄인가요??? (중딩카페 풍물방 2004)
이영현12 잘들 지냈어요? 행숙 후배 죄인지 무죄인지는 자신만의 선택, 심판으로 알고 있답니다. 막연함
이란 모두가 갖고 있겠지요. 그게 없으면 우리가 얼마나 교만하게 살고 있을지 생각해 보네요. 막연한 그
리움이란 본향, 높은 마음의 기지 아닐까요. 2004
새벽강20 그리움 속에 기다림이 죄 될리 없겠지요. 법은 다수의 편리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것일 뿐. 회교권의 어느 나라에선 일부오처까지 합법이기도 하니까요. 언젠가
논란이 일었던 주말극 '푸른 안개' 의 작가는 도발적으로 속삭였다죠. 이렇게요. "불륜은 윤리가 아닐
뿐 사랑이 아닌 것은 아니다." 모든 걸 확신을 갖고 행하셔요. 또한 법과 들끓는 열망 이전에 일편
단심으로 사시구요.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데 산을 쳐다보는' 사슴의 그 고결함으로. 매력은 한결같은
마음과 몸짓에서 우러나나니. 2004
이영현12 크리슈나무르티를 아시지요? 확신,고결함, 감정들이, 사랑과는 어떤것들일까요? 단지 아는것
과 행동하는 것과 사고와 경험이 다르다느 건 공감 하지요. 아주 조금 다른 사람들 보다 신체적으로 약한
결함으로 인해 대중적인 것들을 누리지 못한 탓에 시간이 남아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다방면일 수밖에
없이 돼버렸네요 깊이도 없이 말입니다. 덕택에 혼란스러울때 성서와 크리슈 나무르티를 자주 읽고 있답
니다. 기섭후배의 나즈니쉬 이름 때문에 크리슈 나무르티도 나왔네요. 2004
새벽강20 아는 것은 행함의 첫걸음이고, 행동한다는 것은 안다는 것의 완성이라 했던가요. 예전엔
무지를 불편함으로만 여겼어요. 근데 나이 들어가면서 모름이 죄를 잉태할 수 있다는 생각들데요. 사
랑은 자기 확신일 거예요. 건강과 따뜻함이 동행하길 빕니다. 2004. 1. 31(土) ― 2月
중딩카페 풍물방
고운인연 어렵다요.. 그래도 머물다 가요 선배^^ 카페 뜨락 2008
새벽강 업그레이드시킬 생각은 않고 맨날 여렵대. 한 줄을 읽더라도 가슴 열고 마음의 눈으로. 문체
의 리드미컬도 느끼시면서요. 언젠가 저로 인해 실눈이라도 뜨게 되신다면, 새벽강 혹은 13월에부는
바람의 기쁨이 되겠습니다. 행여 건방 떤다는 비난은 달게 받을께요. 2008
고운인연 ㅎㅎㅎ 난 내숭 못떠는거 아시죠? 솔직해도 혼나...ㅎ 다음엔 멋진 댓글 달거야요... 실눈 떠서
라도 꼭이요.. ㅎ 2008
새벽강 아 참 나, 짜장시럽게. 누가 내숭 떨라시나. 땡초가 몰록 화두를 깨쳐 부처가 되듯, 어느
순간 눈이 열리길 바란다는 말이지요. 그 과정, 꽃길은 아니겠지만요 2008
장풀
여울 새벽강님!!! 난 보지 못한걸루 할래요~~~ 난 아무것도 안 봤슴... 뜨락 서경방 200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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