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 김현태

13월에부는바람 2013. 6. 13. 12:46

 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김현태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늘을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 안에

또 한 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천 수만 번의 애닯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짓이 숨쉬고 있음을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 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먹구름처럼 흔들거리더니

대뜸 내 손목을 잡으며

함께 겨울 나무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

 

눈 내리는 어느 겨울 밤에

눈 위에 무릎을 적시며

천 년에나 한 번 마주칠 인연인 것처럼

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 떨며

그 누군가가 내게 그랬습니다

 

 

 

 

립스틱 짙게 바르고 / 임주리

 

 

 

 

 

 

 

 

 

 

 

 

 

 

 

 

 

 

 

 

빈술병배수  정성으로 다가온 친구의 고귀한 인연지론.....  자네와 만났다는 이 사실이 인연이려오~~~~~

13월에부는바람  '바람이려오'를  듣습니다.  이용이 불러제꼈던.  의미 없이, 혹은 닉에  떠돌듯 바람기

(盛)해서.  진지한 님에게 장난 걸어 죄송하다, 그래야 되나.          카페  3220호실   2008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