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와류 2008 여름
충주호 늘푸른 낚시터 소와류
가끔은 정갈한 낚시를 하고싶을 때가 있습니다.
발등에 흙을 뭍히고 땀 송송 흘리는 산악행군같은 조행길이 많지만
낚시라는 행위를 빗댄 게으름을 즐기러 충주호의 좌대에 오릅니다.
양말벗고 밤에는 적당한 한기를 즐기며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하늘을 바라보면 별 총총하고 소쩍새는 먼곳에 소쩍소쩍 울고
수면에는 케미불빛 반짝이고 이 배경에 몽고간장같은 짙은 어둠있으니
괜한 기침소리 마저 조심스런 풍경입니다.
오랜만에 오게 된 늘푸른 낚시터에서 2박1일 낚시를 해봅니다.
몸엣것 가져오면 남는것은 그대 향기!
늘푸른 입구에 있는 자귀나무가 꽃을 피웠습니다.
공작깃처럼 피어나는 모습과 분홍빛의 색감이 불교적인 느낌을 개인적으로 갖습니다.
자귀의 자등명(自歸依 自燈明)
스스로 의지하니 스스로 밝아지노라 라는 불교말씀을 생각해봅니다.
관리소 앞에 있는 돌밭인데 요즘같은 가뭄에도 싱싱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니 발길이 이 앞에 멈춰집니다.
왠지 시선이 가는 나목입니다.
이 호수에 물이 차오르는 것을 보다 이내 잠기겠지요
물이 많이 빠진 수면을 보입니다.
새벽강은 일망무제의 호수를 생각했는지 섭섭해하는 멘트를 날립니다.
친구여 만수위에 오면 이발소 그림같은 풍경이 있나니 그때 다시 오십시다.
배타러 가는 길입니다 토목공사로 난 길인줄 알았는데 수몰된 옛 길이라 합니다.
바닥지형은 예상외로 경사가 완만하고 예전에 삶의 터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산허리를 감도는 안개,구름으로 피어올라 산등을 넘어가는 늘푸른의 백미는 접하지 못하였지만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 또 다른 모습에 카메라를 눌러 봅니다.
많은 상념의 날들 중에 겨우 하루 저곳에 머물지만 하나가 아홉을 가름하니 이것을 삶의 충전이라 해 둡시다
천공 아우의 모습입니다.
끌고 가는 낚시대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모습에 위로 아닌 위로를 보냅니다.
총알 단단히 무장한 낚시대엔 오지 않고
허술한 곳에 그님이 오다니 물밖을 훤히 읽고 있는 물속의 고수를 어찌해야 할까요?
새벽강과 꿀돼지님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새벽강은 46번 경춘가도를 흠모하사 서울에서 남양주로 터전을 옮기고
예히 촌철살인의 유모와 절차탁마의 글발로 세외고수로 활동하십니다.
처음 뵙게된 꿀돼지님 반가웠습니다.
물가에서 종종 뵙기를 ...
잠자리가 손목에 날아와 앉아 있습니다.
입으로 훅 불어도 날아가지 않고 팔로 바람을 갈라도 날아가지 않습니다.
말할수 없는 즐거움이 기쁨이 솟아나는데
나에게서 경계의 느낌을 갖지 않는다 생각하니 마냥 기분이 좋습니다.
몇년전에 세상일 모두 접고 낚시 유랑할때 이름모를 나비를 이렇게 접한 기억이 생생한데
너무 제가 오바한것은 아닌지요.
4인의 총 조과입니다.
붕어 2마리에 누치 강준치 불루길 각자 헛손질은 하지 않은 조행이었습니다.
2008. 7. 9(수) 소와류의 홈피에 뜬 조행기 '충주호 늘푸른 낚시터' 입니다. 새벽강, 천공, 꿀돼지 동행
'ⅰ 무심의 찌를 세우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수만 갈마수로 / 소와류 (0) | 2013.05.14 |
---|---|
적누지의 바람 (0) | 2013.05.14 |
용풍지의 새미소 / 미라클 (0) | 2013.05.14 |
넘의 연밭에 새벽강이 흘러들다 (0) | 2013.05.14 |
문호리 연밭 / 소와류 (0) | 2013.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