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살구꽃 향기 / 유금옥

13월에부는바람 2013. 6. 20. 16:51

 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살구꽃 향기         유금옥

 

 

 

 

 

 

민지는 신체장애 3급입니다

순희는 지적장애 2급입니다

우리 반 다른 친구들은 모두 정상입니다

 

민지가 바지에 똥을 싸면

순희가 얼른, 화장실로 데려가

똥 덩어리를 치우고 닦아 줍니다

 

다른 친구들이 코를 막고

교실에서 킥킥 웃을 때

 

순희가 민지를 업고

가늘고 긴― 복도를 걸어올 때

 

유리창 밖 살구나무가

얼른, 꽃향기를 뿌려줍니다

 

살구나무도 신체장애 1급입니다

따뜻한 햇볕과 바람이 달려와

꽃 피우는 걸 도와주었습니다

 

 

 

 

고향의 봄 / 리틀앤젤스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조선일보 2011)    2011. 1. 1(土)  조선일보 신춘문예 섹션 D7면  '살구꽃 향기'

유금옥    강릉 출생(1953)    왕산초등학교 사서    현대시학 신인상(2004)        13월의바람이 옮기다.

2011. 1. 10(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