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010·3755 ― 2600
목련 후기 복효근
목련꽃 지는 모습 지저분하다고 말하지 말라
순백의 눈도 녹으면 질척거리는 것을
지는 모습까지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그대를 향한 사랑의 끝이
피는 꽃처럼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지는 동백처럼
일순간에 져버리는 순교를 바라는가
아무래도 그렇게는 돌아서지 못 하곘다
구름에 달처럼은 가지 말라 청춘이여
돌아보라 사람아
없었으면 더욱 좋았을 기억의 비늘들이
타다 남은 먼지처럼 날린대서
미친 사랑의 증거가 저리 남았대서
두려운가
사랑했으므로
사랑해버렸으므로
그대를 향해 뿜었던 분수 같은 열정이
피딱지처럼 엉켜서
상처로 기억되는 그런 사랑일지라도
낫지 않고 싶어라
이대로 한 열흘만이라도 더 앓고 싶어라
복효근. 남원에서 태어나(1962) 전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시와 시학'을 통해 문단에
나왔다(1991). 편운문학상 신인상과, 시와 시학 젊은 시인상을 수상했다. 시집,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 누우떼가 강을 건너는 법 목련꽃 브라자.
시선집, 어느 대나무의 고백.
몸의 기억을 지우는 낙화(落花)다. 덜어진 기억만큼 저울은 마음으로 기운다. 2016. 4. 10(日)
새벽강의 경춘가도와 동구릉의 봄에서
발 아래 봄이다. 20대 총선일 하오에 주소지 발코니에서. 2016. 4. 13(수)
새벽강의 경춘가도와 동구릉의 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