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 010·3755 ― 2600
결자해지… 결별 전에 부르는 사랑 노래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盞)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와 닿습니다. 예수님도 겟세마네 동산에서 고난의 잔을 드시
고 싶은 생각이 없으셨겠지요. 세 명의 제자에게 특별한 기도를 간절히 부탁하셨다니까요.
각진 장문의 글 쓰면서 미움 가득했던 시간. 다시 누군가의 간곡한 부탁 받아들여, 접고 비움으로 돌
아섭니다. 마음을 움직이고 녹이는 건 사랑뿐이라는 것을 확인했기에. 색소는 지우고 사랑 가득한
맘으로 예전으로 돌아갈게요. 근데 누구에게 부탁해야 되나요. 수희 언니한테? "예전처럼 한 번만
더 날 꼭 안아주세요" 라고.
동안 불편하셨을 님들께 사과드립니다. 다 함께 자유로울 수 있는 카페, 더 나은 카페, 진실이 왜곡
되지 않고 꺾이지 않는 세상을 바라며 김지하 님의 시로 가름합니다. 2004 가을의 끝에서
새벽강이 중딩카페 알림방에
결별(訣別) 김지하(金芝河)
잘있거라 잘 있거라
은빛 반짝이는 낮은 구릉을 따라
움직이는 숲그늘 춤추는 꽃들을 따라
멀어져가는 도시여
피투성이 내 청춘을 묻고 온 도시
잘 있거라
낮게 기운 판잣집
무너져 앉은 울타리마다
바람은 끝없이 펄럭거린다
황토에 찟긴 햇살들이 소리지른다
그 무엇으로도 부실 수 없는 침묵이
가득 찬 저 웨침들을 짓누르고
가슴엔 나직히 타는 통곡
닮아빠진 작업복 속에 구겨진 육신 속에 나직히 타는
이 오래고 오랜 통곡
끌 수 없는 통곡
잊음도 죽음도 끌 수 없는 이 설움의 새파란 불길
하루도 술 없이는 잠들 수 없었고
하루도 싸움 없이는 살 수 없었다
삶은 수치였다 모멸이었다 죽을 수도 없었다
남김없이 불사르고 떠나갈 대륙마저 없었다
웨치고 웨치고
짓밟히고 짓밟히고
마지막 남은 한줌의
청춘의 자랑마저 갈래갈래 찢기고
아편을 찔리운 채
무거운 낙인 아래 이윽고 잠들었다
눈빛마저 애잔한 양떼로 바뀌었다
고개를 숙여
내 초라한 그림자에 이별을 고하고
눈을 들여 이제는 차라리 낯선 곳
마을과 숲과 시뻘건 대지를 눈물로 입맞춘다
온몸을 내던져 싸워야 할 대지의 내일의
저 벌거벗은 고통을 끌어안는다
미친 반역의 가슴 가득가득히 안겨오는 고향이여
짙은 짙은 흙 냄새여 가슴 가득히
사랑하는 사람들 아아 가장 척박한 땅에
가장 의연히 버티어 선 사람들
이제 그들 앞에 무릎을 꿇고
다시금 피투성이 쓰라림의 긴 세월을
굳게 굳게 껴안으리라 잘 있거라
키 큰 미루나무 달리는 외줄기
눈부신 황톳길 따라 움직이는 숲그늘 따라
멀어져가는 도시여
잘 있거라 잘 있거라
김지하 시집 황토(黃土)에서
김상문16 기차가 터널속 어둠에 있다고하여 아무도 달리고 있지 않다고 말하지 못하고 그 끝은 빛을
향해있음으로 우리는 늘 희망을 말합니다.. 문둥이는 문둥이끼리 반갑듯 병풍산 아래 그 마음들은 푸
른 이끼가 되어 겸허와 사랑이라는 씨앗을 키워내리라 믿습니다..^^ 중딩카페 2004. 11. 19(금)
이명님16 함께하는 사랑이 아름답고 따듯합니다.. 그곳에 저도 함께하니 행복하구요.. 따듯함으로 모
든 가족.. 그렇게 흐르는 시간들 함께해요.. 좋은하루 되세요.. 11. 19(금)
김민환18 자기를 비우면서 사시는게 좋습니다. 돌아가시는 분 수의에는 호주머니가 없습니다. 태어날
때는 손을 쥐면서 태어나지만, 돌아가시는 분들은 두손펴고 간답니다. 용서와 화해 사랑으로 가득찬
하루하루되세요. 안녕히 가십시요. 11. 19(금)
장미영25 다시금 용서와 사랑을 배워갑니다.. 늘 좋은 날만 있으시길......^^* 11. 19(금)
장흥환19 둥굴고 둥군시상 혹 넘 지나치면 그 또한 병이라 ....... 11. 20(土)
이정석13 깨달음에는 낮과 밤이 따로 없으며 남녀노소의 구별 또한 두지 않습니다. 찬란한 빛의 향기
를 내뿜는 다이아몬드도 수 많은 인고의 아픔을 딛고 탄생하는 것처럼 지금의 우리는 나를 비우고 우리
를 생각할 때 입니다. 비록 작은 깨우침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나를 키워가는 지름길이라 한다면. 우리
는 그러한 꾸짖음에 겸손해야 하며 가식으로 포장되지 않은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나누어야 합니다. 옥
석을 가리는 진부한 말의 유희가 아닌 항상 깨어있는 마음으로 세상을 보듬어야 한다는 것은 태고의 진
리이며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또 하나의 가르침으로 와 닿는 까닭을 가슴 깊이 새겨 두어야 할 때입
니다... 2004. 11. 21(日)
왕발 순수함이 젖은 너에 글귀는 항상 보아도 동심의 세계에 접해 보구나. 삶에 대한 그리움이 흠뻑 적
셔 있는 듯한 느낌이 귓전을 맴돌게 하구나. 경도에 애찬 글을 읽고 다시금 지난 세월을 머금어 본단다.
감성으로 돌아가는 우리는 늘 생각하고 기억하고 불러보는 세상을 만끽하고 살아가지..... 옛날 스승
으로부터 중딩카페 알림방 2005. 1. 24(월)
흔히들 베란다라 부르는, 주소지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일몰(日沒)이에요 2009. 5. 14(月)
연 깊은 사람으로 인해 컴을 켤 수 있게라도 된 게 마흔 살의 끝 무렵이었다. 중딩 카페 알림방 사
건이 터진 건 컴 입문 일년이 안 된 2004년 가을이고. 새벽강이 기록한 전말을 이틀에 300여명
이 들춰 본 뜨거운 사건이지만 돌아보니 가물하다. '결별 전에 부르는 사랑 노래'는 나를 컴의 세계로
이끈 깊은 연(緣)의 뜻을 받아들여 쓴 항서(降書)다.
6년이 지난 지금 남는 아쉬움은 뭘까. 그때 당시 난 열린 운동장에서 끝까지 플레이하길 원했다.
다시 말해 일천 넘는 회원이 지켜보는 카페에서 끝까지 글을 핑퐁해 정당하게 무릎 꿇게 만들고 싶
었던 거다. 난 그랬다. 난 그런 결말이 나길 바랬으되 사건에 얽힌 운영진, 그 상층부에서 일방적
가위질로 막을 내려버린 거다. 허나 그게 아쉬운 거 아니다. 시라소니를 닮았던 고독한 파이터의
지난 시절을 그리워함도 아니다.
못내 아쉬운 건 사건의 전말을 기록한 글과 리플을 남기지 못한 거다. 컴맹의 울타리 안에 있던 때
라. 드래그도 몰랐으니 'Ctrl과 C 동시 누름' 이나, 마우스 오른쪽 눌러 복사 선택하는 테크닉은 말해 무
하랴. 내 홈피 없었어도 메일에 저장하는 방법도 있었는데. 무엇보다 사건의 마무리 글로 올리
려 했던 '결별 전에 드리는 사시미(さしみ) 한마당' 이 사라져버린 게… 깊은 연, 그 피플에 막
혀 칼의 노래가 항서로 바뀌는 바람에 카페에 걸지 못했던 글이지만, 그 사이 이메일을 알게 됐으
니 남겨짐은 가능했기에. 새벽강이 2010. 4. 23(금)
사진이나 꽃분홍 link를
터치하시면 빠르게 반응
할 거예요. 들어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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