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바람 강물소리

남진과 비 / 최승현

13월에부는바람 2013. 8. 25. 11:03

 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남진과 비         최승현

 

 

 

 

 

 

'울려고 내가 왔나',  '사랑하고 있어요',  '가슴 아프게',  '마음이 고와야지'…      내놓는 노래마다 각종 인

1위를 휩쓸었다.   무대에 서면 수천명의 여성팬들이 쫓아와 발을 동동 구르며 열광했다.   자신의

곡과 같은 이름의 영화들이 잇따라 제작돼  은막(銀幕)의 연인으로도 떠올랐다.      여배우, 가수들과

캔들뿌렸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해병대에 입대했다. 1년 후, 베트남으로 파병됐다.  청룡

부대 2대대 5중대 2소대원이었다.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M16 한 자루에 자신의 목숨을 의지

야 했던 그는 더 이상 가수가 아닌 소총수였다.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불리며 나훈아와 함께 60~70년대 가요계를 양분했던 '수퍼스타' 남진 얘기다

.  사선(死線)을 넘나들던 아찔한 순간들을 수없이 떠올리면서도 그는 "베트남에서 보냈던 군 시절은 평생

장 잊을 수 없는 추억" 이라며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그곳에서 새로운 인생에 눈뜨기 시작했다" 고  말

다.   그런 그는 군 생활로 인한 37개월의 공백에도 제대 직후인 71년 MBC 가수왕에 등극하며 더 큰 가

장했다.   그는 "가수로 대성하려면  군 문제부터 해결해야 된다는 생각에 동경했던 해병대에 자원

했다" 면서도 "하지만 긴 공백기로 인해 팬들에게 잊힐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말할 수 없이 컷다"고

았다.

 

 그리고 40년. 지금도 군 입대는 연예인들에게 큰 고민이다.   최근에는 톱가수일 뿐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

출연하며 배우로서도 세계적 지명도를 얻고 있는 비(본명 정지훈)가  군 입대를 놓고 고심 중인 사실이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는 9월 28일자로 현역 입대 영장을 받아 놓은 상태.  하지만 실제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의 소속사 제이튠 관계자는 "법적으로 한 차례 더 연기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

는데 과연 비가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실 연예인들에게 군 생활의 육체적 고단함은 그렇게 두려운 대상이 아니다.  밤샘을 밥 먹듯 하고, 영하

의 날씨에  반라(半裸)의 안무를 선보이거나  얼음물에 들어가 카메라 앞에 서기도 하는 이들에게  오히려
대는 안온한 재충전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이들이 고민하는 건 2년 안팎

기간 동안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베트남의 국군 소총수 남진에게도 머리 위로

날아드는 적들의 총탄보다 더 무서웠던 게 바로 연예 활동의 긴 공백기였듯이.   그래서 병역 비리를 저지

르는 예인도 나온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못지않게 국위 선양에 큰 몫을 하고 있는 월드스타 비의 경우,  군 입대로 인한 공백

더 안타깝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병역과 관련한 잘못된 선택은 그 연예인을 2년이 아니라 영

대중의 의식에서 삭제시켜 버린다. 실제 그런 사례가 적지 않다.   비는 이 시대 건강한 청년의 한 표

상이다.  그에 합당한 선택을 해야 한다.

 

진짜 엘비스 프레슬리도 17개월간 일반 사병으로 군 복무를 했다.   그 뒤 청춘스타에서 만인의 사랑을 받

는 지구촌 영웅으로 성장했다. 군 복무를 마친 비는 더 큰 스타로 뻗어 갈 것이라 확신한다.           최승현

조선일보 엔터테인먼트부 대중문화팀장                            2010. 6. 2(수)  조선일보 A30 조선데스크면

새벽강이  곱게 모셨습니다.  제목 바꾼 건  죄송요.      최승현님의 원제는  '남진의 입대, 비의 입대'

 

 

 

 

사랑하고 있어요 / 남진(1967)

 

 

 

 

 

 

 

 

삶은  언뜻언뜻 드러나는  푸른 하늘 같은 것이지                                     새벽강의  백봉산(2010)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