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강화 흥왕지와 동막 해수욕장에 간양록이 흐르다 II
낚시 선생 당찬붕어님이 겹살을 구워요. 삼겹살과 석쇠는 나중에 인천에서 온, 당찬붕어님의 지인
님들이 사온 거예요. 새벽강과 당찬붕어님의 통화에 혼선 일어 겹살이 빠지게 된 거구요. 낚시 업
계의 김 선생으로 통하는 당찬붕어님이 버너를, 새벽강이 불판은 가져왔으되 레시피(recipe)가 달라
졌네요.
소주와 궁합 맞춰가며 김치에 싸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준비하고 차린 님들께 감사하며 진심으로
잘 먹었다는 말씀드렸습니다. 그와 별개로 현장에서 하지 않았던 말 지금할께요. 번개탄에 철망
올려 고기 구우면 맛있다는 말, 기름도 쪽 빠져 맛있다는 말 많이들 하시지요. 일행 중 그런 말 하신
님은 없었어예. 어쨌거나 새벽강 식성은 달라요.
겹살, 아니 고기를 익혀 먹음에 있어 일미는 돌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새벽강입니다. 다음은 무
쇠 솥뚜껑요. 철판 이하는 해롭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이지요. 번개탄에 석쇠는 고르게 익지 않고, 그
을음이 붙어 냄새 나고 식감 떨어집디다. 지방 빠지고 태움에 가깝게 되니 부드러우면서 고소할 맛
이 나무 껍질 같아져서 난 당최.
번개탄이 중금속부터 미세 먼지까지 유해 물질 덩어리라는 사실 아시는지. 그게 전혀 걸러지지 않
는 게 석쇠잖아요. 새벽강이 그 조합을 거부하는 건 해롭기 전에 일단 맛의 문제에서 그럽니다. 생
선 구이에 적합한 게 석쇠입니다. 은은하게 부르자면 그릴(grill)이고요. 1970년대에 향리에서 쓰
던 적사(炙絲)라는 단어는 어디로 갔는지. 못 찾겠다 꾀꼬리. 나는야 여전히 촌놈, 혹은 컨트리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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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바위에서의 화기(和氣) 도는 점심. 많이들 준비해온 먹거리를 한바닥에 놓았다. 홍어로 입을
호사시킨다. 열무 안잘라 왔다고 독수리님에게 뭐라 하는 건 경우 아니다. 그저 감사하고 맜있으니.
물론 정담이었지만. 모든 식재료는 칼이 닿는 순간 식감 떨어진다.
수개월 전 어느 업자가 겹살을 구우며 아주 잘잘하게 가위질한 적있다. 식성에 따라 여러개 싸 먹
어도 되니 더 낫지 않냐고 할 수도 있겠지. 맛이란 그런 게 아니다. 좀스러워 보이기 이전에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