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무심의 찌를 세우고

마지막 낚시, 금연, 바람이 넘긴 책, 한길칸막이

13월에부는바람 2016. 10. 25. 17:27

  한길 칸막이

한길     010·3755 ― 2600

 

마지막 낚시,  금연

바람이 넘긴 책,  한길칸막이







추석 다음날인 2016. 9. 16(금) 이태 만에 낚시를 갔다.          문호리 강변, 밤비 속에 담배를 버렸다.

낚시도 버렸다.   '낚시 채비 전집'을  뗀 언저리다.   민물고기 24종과 바닷고기 56종의 사진을 앞세우

고 생태를 곁들인 해설서다.   박식하게 영근 솜씨를 알토란 같은 문장으로 선물했다.   412쪽, 대물급

.     강호와 바다를 종횡무진 섭렵하고 이순을 넘기면서 붕어를 가까이 한다는 이일섭 님, 만수무강

하시기를.   다락원에서 낸  97년 판이니 그가 무상일 수 있겠다.


낚시에 이별을 고한 건 곧은 낚시 물에 걸고 시대 차기를 기다린 태공망(太公望) 레벨이 못 되는 소

인이라.     경지에 이르지 못한 피플 초라하게 만드는 게 낚시다.   장비와 취사도구에 먹거리를

단칸이삿짐 수준인 출조의 시작이 설레임이었던가.  턴해 원위치 시키고  씻고 눕기까지의

과정뿌듯이었던가.


큰 놈 한 마리 잡기 위해 뜬 눈으로 지새다시피한  그 밤들이 행복이었던가.    김상사 아가미를 찢으

며 바늘을 뺄 때 업이 두렵지 않던가.     '김상사'는 '월남 붕어'라 불리운 블루길(bluegill)인데 오랄녀

(oral 女)처럼 미끼를  목구멍 깊숙이 삼키는 껄떡쇠지.    찌올림 잦든 말뚝이든 줄담배에, 허기를

경으로 밥과 같이 한 술이 몸에 생기를 줬던가.



나에게 원이 있다면

뉘우침 없는 일몰이          

고요히 꽃잎인 양 쌓여가는

그 일이란다                    

― '정념의 기(旗)'에서



하루가 삼 년인 양  늙어지고 꾀죄죄했던 과거와 결별한다.  남은 날들은 김남조 님의 시처럼 살리

.      와이퍼를 저으며 칠흑의 어둠 속으로 멀어진 블랙 카니발의 유수객, 그도 다생습기(多生習氣)의

악업을 버렸을까.  그 살생 놀음을.   끝끝내 견성오도(見性悟道)하시기를.





무소의 뿔처럼 / 범능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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