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바람 부는 산

경춘가도와 동구릉의 봄

13월에부는바람 2016. 4. 18. 11:19

 한길 칸막이

공사장   010·3755 ― 2600

 

경춘가도와 동구릉(東九陵)의 봄 


버려진 페트병이 봄을 어지럽히는 경춘가도다.

삼월 초나흗날의 돌팍고개.     2016. 4. 10(日)



영선사(靈善寺) 길목이고 어랑만두 옆이고 애매한 봄이다.

궂은일 없으나 발복(發福)할 때도 아니기에.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꽃자리, 구상




그사이에 '김삿갓밥집'이 있다.   그 식당과 이웃한 '흑돈우(黑豚牛)' 고깃집에 벚꽃이 한창이다.   

파는 별채 뜰이다.



절(寺) 초입



산자락 목련이 진다.  작년 봄내 쌓은 돌탑에도, 비바람 눈서리 지나간 그 탑신에도 목련 날릴까.



몸의 기억을  지우는 낙화(落花)다.   덜어진 기억만큼 저울은 마음으로 기운다.           2016. 4. 10(日)






목련꽃 지는 모습 지저분하다고 말하지 말라

        순백의 눈도 녹으면 질척거리는 것을

              지는 모습까지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그대를 향한 사랑의 끝이

           피는 꽃처럼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지는 동백처럼                         

                일순간에 져버리는 순교를 바라는가

                           아무래도 그렇게는 돌아서지 못 하곘다

                                 구름에 달처럼은 가지 말라  청춘이여


        돌아보라 사람아

                                          없었으면 더욱 좋았을 기억의 비늘들이

                                타다 남은 먼지처럼 날린대서

                                          미친 사랑의 증거가 저리 남았대서

 두려운가 


사랑했으므로 

사랑해버렸으므로

                   그대를 향해 뿜었던 분수 같은 열정이

피딱지처럼 엉켜서                 

상처로 기억되는 그런 사랑일지라도     

낫지 않고 싶어라                     

                    이대로 한 열흘만이라도 더 앓고 싶어라

목련 후기, 복효근





하얀 목련 / 양희은(양희은 글    김희갑 곡    1983)

하얀 목련과 목련화 / 양희은과 엄정행

길다방  link





목련화 / 엄정행(조영식 글    김동진 곡)

목련화 / 엄정행 류재광 박정원 조영남

길다방  link







백봉산(柏峰山) 자락                                                                                              2016. 4. 10(日)



영선사 배경이다.   절 어귀영선암(靈善庵)이라 새긴 표지석을 세운 건 약사 부처님 모시기 전

일까.



"사랑일 적마다 등을 먼저 돌린 건 모두가 당신.  그렇게 밀쳐졌다는 마음일 때 저는 홀로 경주에 갑니다

.   그러고는 하루종일 무덤가를 걷습니다.  동만한 무덤을 토닥이거나, 해질녘 나무 울음소리를 피해

무덤 안으로 피신할 때,  한 왕조, 한 역사,  한 세월의 허무를 비로소 몸소 체험할 때,  그 힘으로 기운을

니다.   살아가지요, 혼자서도 아주 당당히.  마에 실금 복잡하게 엉킨 줄도 모르고."    오래 전

에 김민정 시인이 속삭였다.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2009)를 쓴 그녀는 올해 마흔다섯이다

.


검암산(劍巖山)에 들어 있는 칼이 불길해 구릉산(九陵山)이라  바꿔 부른 게 언제였나.     매뉴얼을

지나쳐 비주얼에 있는 능명은 모르겠다.   이름하여 동구릉(東九陵).   얼마나 좋은 자리이기에 조선왕

1/3이 누웠을까.  조선사에서 도드라지는 태조의 건원릉과 영조의 원릉도 예있음에.   2016. 4. 10(日)


느티니무와 자작나무, 그리고 은행나무를 좋아하는 인간 백봉산은  수년 내에  금계포란(金鷄抱卵), 갈

득수(渴龍得水)의 물가로  터를 옮겨야 하리.   왕숙역(王宿驛)이 자리할 물가로.     그가 아웃사이더

건 통상과 거리 멀어서겠지.    모든 피플이 기호와  이모티콘과 ㅎㅎ나 ㅋㅋ를 남발해도 그는 전

.






조숙했나 보다, 이 계집

잎이나 피워 알몸 가리기 전에

붉은 꽃잎 내밀어 화사하구나        

        유혹할 사내도 없는 이 천부적 화냥기는

제 알몸 열기로 불태우는구나

진달래, 이길원




금빛 낙조를 그리며 백봉산으로 턴한다                                                                      2016. 4. 10(日)





처엔 영산홍(映山紅) 한창이나, 절정의 가을보다  '심쿵' 한 연두빛 봄이 멀어져 가는 백봉산이.

그렇게 말한 게 정확히 열한 달 전이었다.  그날도 수요일이었고.                    오늘은  2016. 4. 13(수)



발 아래 봄이다.   20대 총선일 하오에 주소지 발코니에서.                                          2016. 4. 1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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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음 칸막이(메탈스터드)와 랩핑, 혹은 래핑 칸막이의 경계에서  link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2009)를 쓴 김민정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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