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칸막이
한길 010 · 3755 ― 2600
다시 해오름을 기다리며
향일암 너머 타오를 일출을 그대에게. 향일암(向日庵)은 그리움을 향한 부동의 마음이리.
2004년 첫날 신새벽 어느 당신에게 쏘아올린 폰멜을 선후배, 벗님들께 들려 드립니다. 속
삭이듯. 간난(艱難)과 격변의 세월 속에서도 설렜을 우리 님들의 설날이 다가오는 신구의
경계에서, 다시 '일출봉에 해 뜨기를 기다리는 마음' 으로 이 글 올립니다 .
설 쇠고, 추위 가시고, 봄이 오면 느낌 있고 감동적인 글 올릴 것을 약속 드립니다. 가능한
창작으로. 질펀한 야그도 신청하시면 접수할게여. 나 만큼은, 분명 나만큼은 오리지날 순
수 그 자체로 클래식하게 남고 싶었는데 카페 분위기에 물들어요 .
새벽강 혹은 13월에부는바람의 흥건하고 시린 한 다발의 사랑 이야기는 님들의 몫으로
남겨 놓아야 겠지요. 여러 님들 눈물 쏟게 하고 싶지 않아서예요. 조정권님의 시 '산정묘
지 1' 전문을 상정 드림으로 제 맘을 새롭게 오픈합니다. 문학관과 휴게실을 넘나들며 다
시 만날 때까지 기체후(氣體候) 일향만강(一向萬康)하시기를. 인사방 장기체류를 마감
하며 섣달 스무엿샛날 달 뜨는 전원에서. 중딩카페 2004. 1
山頂墓地 1 조정권
겨울 산을 오르면서 나는 본다.
가장 높은 것들은 추운 곳에서
얼음처럼 빛나고,
얼어 붙은 폭포의 단호한 침묵,
가장 높은 정신은
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이며
허옇게 얼어터진 계곡과 계곡 사이
바위와 바위의 결빙을 노래한다.
간밤의 눈이 다 녹아버린 이른 아침,
山頂은
얼음을 그대로 뒤집어 쓴 채
빛을 받들고 있다.
만일 내 영혼이 天上의 누각을 꿈꾸어 왔다면
나는 신이 거주하는 저 天上의 一角을 그리워하리.
가장 높은 정신은 가장 추운 곳을 향하는 법.
저 아래 흐르는 것은 이제부터 결빙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침묵하는 것.
움직이는 것들 이제부터는 멈추는 것이 아니라
침묵의 노래가 되어 침묵의 同列에 서는 것.
그러나 한번 잠든 정신은
누군가 지팡이로 후려치지 않는 한
깊은 휴식에서 깨어나지 못하리.
하나의 형상 역시
누군가 막대기로 후려치지 않는 한
다른 형상을 취하지 못하리.
헛된 휴식과 잠 속에서의 방황의 나날들
나의 영혼이
이 침묵 속에서
손뼉 소리를 크게 내지 못한다면
어느 형상도 다시 꿈꾸지 않으리.
지금은 결빙하는 계절, 밤이 되면
물과 물이 서로 끌어 당기며
결빙의 노래를 내 발밑에서 들려주리.
여름 내내
제 스스로의 힘에 도취하여
계곡을 울리며 폭포를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들은 엉겨붙어 있다.
계곡과 계곡 사이 잔뜩 엎드려 있는
얼음 덩어리들은
제 스스로의 힘에 도취해 있다.
결빙의 바람이여.
내 핏줄 속으로회오리 치라.
나의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나의 전신을
관통하라.
점령하라.
도취하게 하라.
山頂의 새들은
마른 나무 꼭대기 위에서
날개를 접은 채 도취의 시간을 꿈꾸고
열매들은 마른 씨앗 몇 개로 남아
껍데기 속에서 도취하고 있다.
여름 내내 빗방울과 입맞추던
뿌리는 얼어붙은 바위 옆에서
흙을 물어뜯으며 제 이빨에 도취하고
바위는 우둔스런 제 무게에 도취하여
스스로 기쁨에 떨고 있다.
보라, 바위는 스스로 무거운 등짐에
스스로 도취하고 있다.
허나 하늘은 허공에 바쳐진 무수한 가슴.
무수한 가슴들이 消去된 허공으로
무수한 손목들이 촛불을 받치면서
빛의 축복이 쌓인 裸木의 계단을 오르지 않았는가.
정결한 씨앗을 품은 불꽃을
天上의 계단마다 하나씩 바치며
나의 눈은 도취의 시간을 꿈꾸지 않았는가.
나의 시간은 오히려 눈부신 성숙의 무게로 인해
침잠하며 하강하지 않았는가.
밤이여 이제 출동명령을 내려라.
좀더 가까이 좀더 가까이
나의 핏줄을 나의 뼈를
점령하라, 압도하라,
관통하라.
한때는 눈비의 형상으로 내게 오던 나날의 어둠.
한때는 바람의 형상으로 내게 오던 나날의 어둠,
그리고 다시 한때는 물과 불의 형상으로 오던 나날의 어둠.
그 어둠 속에서 헛된 휴식과 오랜 기다림
지치고 지친 자의 불면의 밤을
내 나날의 인력으로 맞이하지 않았던가.
어둠은 존재의 處所에 뿌려진 生木의 향기
나의 영혼은 그 향기 속에 얼마나 적셔두길 갈망해 왔던가.
내 영혼이 내 자신의 축복을 주는 휘황한 白夜를
내 얼마나 꿈꾸어 왔는가.
육신이란 바람에 굴러가는 헌 누더기에 지나지 않는다.
영혼이 그 위를 지그시 내려누르지 않는다면.
그는 시집 산정묘지로
1991년 김수영문학상(金洙暎文學賞)과
소월시문학상(素月詩文學賞) 받았다
추서. 새벽강의 시학 최소 공개합니다. '육신이란 바람에 굴러가는 헌 누더기에 지나지 않는다.
/ 영혼이 그 위를 지그시 내려누르지 않는다면.' 조정권님의 시 '산정묘지 1' 마지막 두 줄 입
니다. 영혼이 안주하지 못하고 늙어가는 육신은 걸레나 다름없다는 뜻이겠지요. 영혼의 향기
를 나누며 사셔요
음성 내곡지 4번 수상 좌대에서 바라보는 일출입니다. 새벽강의 음성 내곡지를 가다(2009)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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