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 010·3755 ― 2600
마음이란
지금처럼 발정을 못 이긴 유지매미가 극악스레 울어대던 나른한 오후였어요. 그때 새벽강의 님들은
芳年, 열대여섯이었을 거예요. 그날, 먼저 나오신(先生)님이 들려준 야담을 리바이벌하려고 카페
문을 예고 없이 밀친 점 해량하시기를. 금자야, 오빠 왔다. 에어컨 강하게 돌려라. 꽃다울 방자(芳
字)는 다 아시리니.
광고 안 하는 대신 달포가 무수히 지나간, 주일 해거름의 객적은 얘기 한 토막 삽입할게요 '객적은'
확인차 비상금 털어 새로 산 민중서림판 '엣세스국어대사전' 들추는데 안 나왔네요. 객적은은 객(客)
적은, 손님 적은, 인기 없는, 그래서 쓸데없는 그런 뜻이 아닐까 짐작합니다. 사실은 '객쩍은' 이에요.
쇼트하게 말해 실없다는 뜻이지요. 삽입이란 말을 끼운 건 어울리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구요.
진짠가.
네 해 전(2004), 선친 기일 얼마 뒤, 형님 친구분들과 새벽강 형제가 회동한 적 있어요. 중형(仲
兄)의 장(長) 영전을 감축하는 자리. 돈은 점장된 둘째 형 본인이 냈지요. 지당한, 지극히 당연한
건가. 그 자리에서, 새벽강 보다 두 해 더 오래된 세째 형이 새벽강을 보며 이러더군요. 양아치라고.
삼류보다 못한 놈이 양아치라는 친절한 설명까징 더하더라고요. 제 글에 대한 평이지요. 늙어가는
형도 구여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새벽강은 양씨가 아니잖아요.
실력 좆고(난 이런 때 꼭 오타 난다니까. 씨이∼) 입담 좋으시고, 맘까지 하해와 같으셨던 꽃미남
총각 선생님. 안경 너머 어렴풋이 옛 선생님 얼굴 애써 그려보시는 님 자리 하셨을라나. 어이,
다시 금자씨, 노래 한 곡 척척하게 깔아보소. 난 초짜라 할 줄 모른게. 미자 언니가 애절하게 가슴
갈궈대는 '섬마을 선생님' 인가 뭔가 그런 노래 있잖어.
♪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열아홉 살 섬 색시가 순정을 바쳐
사랑한 그 이름은 총각 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를 마오 ♪♪ 구름도 쫓겨가는 섬
마을에 무엇하러 왔는가 총각 선생님 그리움이 별처럼 쌓이는 바닷가에 시름을 달래보는 총각
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떠나지 마오
창작은 아니었겠지만서두 그분을 원작으로 하고 새벽강이 각색한 건데요, 감히 리허설 하실 분들은
하셔요 새벽강은 책임 못 진다는 거 아시고. 중딩 투 때 담임이신 김 사부님의 건승 기원과 동타
임으로 막 올립니다. 불민하게 머리로만 감사하며 살아온 제가요. 국민의례가 너무 길었나요.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한 남자가 지방에 출장을 가게 되었대요. 그곳에는 장모가 홀로 단칸방
에 살고 있었답니다. 싱싱한 사위 왔다고 차례상보다 걸게 장만한 음식을 사이에 두고 정담 나누
었겠지요. 반주랍시고 술도 한잔 걸쳤을 거구요. 두 사람 다 술을 사랑했기에 일배로 그치진 않았겠
죠. 마시고 또 마신 뒤 기분 좋게 누웠답니다. 물론 이부자리는 따로 했겠지요. 당연한 거 아닌가요.
새벽강 혹은 13월에부는바람이라는 메이커가 있지. 아무리 얘기가 막 나가고 엊그제 뉴스의 어떤
놈처럼 살인도 추억이 되는 사바에 몸 담그고 있을지라도. 참 이제 현실은 너무 자주 영화를 압도한
다데요. 동감하시는지.
거나한 뒤끝에 혼곤한 잠 속으로 빨려들었겠지요. 거개의 님덜이 그렇듯이 아침 스케줄 생각하면서
요. 그 무슨 딴 마음이야 품었겠어요. 근데 문제는 사위의 잠버릇에 있었나 봐요. 곱게 자지 못하고
뒤척이는 고약한 습성이 있는 사위가 잠결에 '즈그 집, 지 마누라'로 착각하고 올라타 버렸던 거예요.
"아니 자네가 웬일인가?" 얼떨결에 묵직한 느낌을 받은 장모가 당황하지 않을 수 있나요. 그제서야
서서히 상황 파악이 되어 가는 사위가 뱉어내는 말은… "그럼 내려갈까요?" 사위의 그 말에 뭐
라고 반응했을까요. "아, 아, 아닐세." 글쎄, 그러더래요. 아, 글쎄, 그러더래요.
사람 마음이란… 그치만 새벽강은 절대 안 그래요. 이슬만 먹고(참이슬) 버티면서 다시 해오름을 기
다리던 마흔하나. 그 소주빛 투명함을 기억하는 님 있으리니. 눈 밝고 마음에 꽃물 흐르는 님들은 아실
실 거예요. 시궁창에서만 피어나는 연꽃의 고졸한 뜻을. 古拙은 기교가 없고 서툴러 보이나 고아한
멋이 있음을 뜻한대요.
첫 복날이 머지않았네여. 가운데 다리 달리신 님덜, 근간 넘어야 될 산이 세 개나 버티고 있으니
어째야 좋을런지요. 여인네에게 된장 발림 당하시거나 복날 '엎퍼져' 지내지 않으시려면 힘내세요.
'엎드릴 복(伏)' 이라니까요. 무례에 선처 부탁드리며 계속할게요. 새벽강 걱정은 하지 마셔요. 왜냐
구요? 넘치는 건 힘과 시간뿐인 사람이니까요, 또 왜냐구요? 일절 접체(接體)를 터부시하면서
여체와는 불일(不一)로 좌탈입망(坐脫入亡 앉아서 열반에 듦)의 경지에 이른 선승처럼 사니까요
. 남의 살은 안 좋아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제발 의혹의 눈길은 거두어 주어요. 진솔했나.
머리칼 긴 님들은 그저 여름 시원하게 보내시고 좋은 일 맞으셔요. 넓은 가슴으로. 내 님은 나중에 조
용히 따로 부를텐께 그리 알어. 존 데로. 더운 날 열독해 주신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머지않은 날에,
복날이 다 가기 전에 다시 뵈올 것을 약속드리며 고개 숙입니다. 중딩카페 2008. 7. 9(수)
사진이나 꽃분홍 link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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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거예요. 들어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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