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경소리

'신귀거래사, 서울을 접으며'… 그리고 4년

13월에부는바람 2018. 11. 27. 12:00

  한길 칸막이

한길     010·3755 ― 2600

 

'신귀거래사, 서울을 접으며'…  그리고 4년







내일 서울을 떠납니다.     시인 도연명이 저와 같은 나이에 귀거래사(歸去來辭)를 부르며 전원으로

돌아갔듯이.  육사 옆 공릉동에서 다시 다섯 해 동안의 고된 삶의 훈련 겸 중간 점검을 마치고.   향리

(鄕里)가 아닌, 경춘가도라 불리는 46번 국도를 따라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2004


제 완고함을 풀어헤쳐 준 '익명의 섬' 같은 이 도시에 감사하며.     서울은 젊은 날 한때 청춘을 던져

살아볼 만한 곳이라고 감히 말씀드리면서. 물론 유년의 날들은 우리네 님들처럼 시골 마을이 좋겠지요

.


팔칠년도였을 거예요.   현리 맹호사단 기갑수색대대에 피스톨을 반납했던 스물넷의 초추.  그 금이 왕

(旺)하던 계절(金旺之節이라 하던가요)에  지금은 기억에만 머무는 구 송정역사에서  청춘의 한가

운데를 관통해 오던 흔들리는 열차에 몸을 맡긴 게.       용산역에서 시작된 '서울의 찬가'를 뒤로 하고

쉬어 가라는 서울역을 도망치듯 빠져나와 어둠이 마중나오던 왕십리(往十里) 산동네 쪽방 문을 두드

린 지 17년.


제 나이 마흔하나. 이제 돌아가렵니다.  하세월이 흐른 뒤, 그래도 새벽강은 숙성과 농축을 거듭한 삶

이었다고 기억되어지길 바햄하면서.    언제나 젖어 있을 46번 국도(눈 밝고 마음에 꽃물 흐르는 님들

아실 거예요), 수없이 오고가야 할 그 길을 따라.      종횡으로 펼쳐진 아득한 강과 먼산이 막힘없

바라보이는 곳으로.   풀벌레 울음 가득 밀려드는 밤이면  무수히 걸린 별들이 그리움으로 점등되는 곳

이기도 하겠지요.


누군들 정주(定住)를 꿈꾸지 않으리.   그렇지만 저도 '사람의 아들'이기에 돌아올 여지(餘地)는 남기고

갑니다.  머잖아 발치에서 물든 단풍이 만산홍엽(滿山紅葉)을 이룰 평내 마을로.         2004. 9. 2(목)

새벽강이 흐르는 강물에 기대어 중딩카페에





Evergreen / Susan Jackson







발코니에 서면 눈을 아프게 하는 좌(左) 백봉의 허리.  타오르는 봄은 늘 울음을 데리고 오더이다.  새벽

의 독백.                      '베란다에서 찍은 진달래꽃' 그런 타이틀로 우남갤러리에 걸린 사진입니다.



내려다보이는 산책로.   선후배 벗님들, 저와 아무 관계없는 여인이오니 침은 흘리셔도 됩니다.    주기

는 말아줘요.  이 새벽강을요.  사가지(仁義禮智)없는 말만 많이 뱉는다고요.



5월의 '우남갤러리'에서



새벽강의 발코니에서        2011. 7. 19(화)                                                      새벽강의 프로필에서



새벽강의 발코니에서 II        2011. 7. 20(수)                                                  새벽강의  프로필에서








워커힐 호텔과 올림픽대교 사이의 아득한 강,  멀리 북한산이 막힘 없이 펼쳐진 전망은 담지

니다.    황홀, 그 자체로 번지는 일몰과 그리움으로 점등 되는 광폭의 야경, 그리고 불켜진 남산타워도.

카메라 없어서예요.   그렇지만 법적 아내 건  그 무엇도 만지기 싫으니까요.  디카 말입니다.   새년

(新年)을 맞이하기 전에 장만할 것입니다.  '쩐(錢)' 모아서요. 없이 산께로.           2008 초추(初秋)


중딩카페 문학관에 신귀거래사 한 장 남기고 서울을 뜬지 4년이 흘렀습니다.  제 주소지 현관 도어록

비번이 2493쩜쩜이기도 하니까요.   24는 이사(移舍)와 2004년의 중의(重義)입니다.   돌아보면 부

럼 가득입니다.


와이프라 불리우는 여자는  여전히 강남을 꿈꿉니다.    능력되면 애들 델고 하시라도 떠나라고 말해

니다. 허나 전 그간 돌아갈 여지(餘地)를 완전 차단시키며 오늘에 왔으니.  수질정화와 가꾸기로 지

금은 그림이 된 중랑천변.     그곳에 재건축으로 새롭게 자리한  장안평 '힐스테이트' 를  정리해 버린

지도 두 해가 지났나 봅니다


또한 님들도 목이 메여올 이름 '퍼스트 러브' 커팅까지 했사오니.     아카시아꽃 부풀어 단내 절정이던

지난 오월에.   이제 조용히 시들어 가렵니다.   지난 가을에도 새벽강 혹은 13월의바람이  흘린

긴 하오나, 벽오동(碧梧桐) 심은 뜻은 장덕지조(張德志操)려니.                   2008 가을비 내리는 날

푸른 갈대 서걱이는 북한강변에서.  마흔다섯의 새벽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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