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지내리지(池內里池)
달포가 세 번 지났나봅니다. 몸 파는 업(業)에 하숙비 신경 쓰며 사는 자잘한 인생이라.
'아이 씨이…' 그런 소리 나오지 않은 화도 IC에서, 7월 15일(수) 열린 경춘고속도로에 몸을 얹고, 홀로
흘러온 지내리 저수지. 고독을 받아들일 줄 아는 아마만이 프로페셔널의 가능성있다던가. 새벽강
혹은 13월에부는바람의 썰(說)입니다.
수경(水景) 2.6 체어맨 블루 4.0 3.2 2.3 순으로 수초 사이에 세팅. 찌는 까만 캐미고무 중간에
맞추고. 이모(いも) 두 컵에 알파(アルファ)21 한 컵을 믹싱 후 같은 비율로 물을 주고, 손가락으로
열 바퀴. 지내리지를 유영 하는 님들을 불러모을 오늘의 메뉴예요. 이곳 붕어 위주의 메인.
집어를 위한 애피타이저는 생략합니다. 잔챙이 달겨드는 게 싫어서. 손수 준비한 특식을 외짝 5호
돔바늘에 달아 캐스팅. 그렇게 넉 대 깔고 씨거(cigarette)향 날리며 서녘을 봅니다. 긴 그림자를
희석 시키며 밤이 내리겠지요. 2009. 7. 29 수요일 밤요.
카메라 ― 캐논 EOS 400D 렌즈 ― SIGMA ZOOM 28 ~ 70mm 1:2.8 ~ 4 파이 58
렌즈 mm 셔터스피드 / sec 조리개 f/ 감도 ISO 모드 ― Auto.
고독한 반원을 그리며 떠 있는 상현달(유월 초여드레)은 고급한 조명(照明)이 됩니다. 거기에 억만
의 별들이 솟았으니… 은하수 너머 간간이 별똥별 지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밤하늘을 담지 못함은
새벽강의 카메라가 작아서일까요. 무식해서겠지요. 게으름의 다른 이름요. 내 것 만든지 일년이 다
돼 가도록 자동 모드로 셔터 누를 줄 밖에 모르니. 이게 십 년을 앞서간다는 캐논 카메라, EOS 400D
의 한계는 아닐 거라고 믿고 싶으니.
가인가객님을 밤새 걱정하다 맞이한 새벽입니다. 평시 소와류(沼渦流)라는 제일 닉으로 불리우는,
초중딩을 같이 보낸 친구예요. 나흘 전인 일요일, 이른 아침 통화. 근간 물가에서 상면 하자는. 그 뒤,
화요일 저녁 때 폰 때리니 꺼져있다데요. 사흘째인 지금껏 같은 멘트만 리플레이되니…
불길한 생각을 애써 밀칩니다. 부천에서 금형 주업에 낚시용품 제조, 그렇게 투잡하는 부처님 가운
데 토막 같은 벗인데 요새 많이 힘겨운가 봅니다. 유성(流星)을 보며 그대 성업하시길 빌었네.
머묾은 풍성하게 거웃 밀생(密生)한 벌어진 아래 입술인 양 정 가설까요.
간밤, 캐미컬라이트 불 밝혀 지내리지의 어둠을 덜어낸 다른 네 분 조사님은 입질 한 번 못 받았대
요. 밤의 수면 위에 빨간 불 두 점을 심으셨던 님에게 들은 말입니다. 그 님만 아침에 7~8치급 붕어
하날 건져냈답니다. 여시아문(如是我聞). 찬 캔커피로 몸에 물을 더하며 저는 그렇게 들었습니다.
7년째 이곳 저수지를 관리한다는 사장님과 전자캐미 아저씨의 핑퐁을 말없이. 묵언 사이로 미안
함이 지나가더이다.
상처 깊은 월님(越尺)과 상처 많은 월님, 그 둘을 '푸른 초장에 눕혔습니다.' 그리고 그 대물을 박았습
니다. 이동식 디스크에요. 아래 누운 님이 자정을 십여분 남기고 3.2칸대의 찌를 천천히 밀어올린
님이예요. 전장(全長)34cm. 그리고 한 님은 대낮에 2.3칸 낚시댈 튕겨내며 찾아왔어요. 오랜 기다
림에 지쳐 먼산 보던 순간에. 33한 사이즈를 하고.
앵글을 거두기 전 한쌍을 만들어줍니다. 슬픈 눈을 주면서 입설(口舌)이 닳도록 키슬 하네요. 트루(tru
e)예요. 연(緣)맺어 '쉴만한 물가'로 돌려 보내나니 좋게좋게 살다 자연사 하기를. 대자유를 누리면서.
느님(하느님), 그리고 시편 23편을 쓰신 다윗님 이해하셔요. 바이블 두 번 빌어 쓴 거.
떠나가기 전, 관리실 앞 벌개미취꽃과 작별의 인사를 나눕니다. "이쁘구나. 근데 외롭겠다. 니 꿀
맛에 취하는 벌이랑 개미가 오지 않아서. … '추억, 너를 잊지 않으리' 너의 꽃말처럼 좋은 추억
기약할 수 없는 별리(別離)에, 멀어져가는 산천 돌아봐집니다. 낚시터 사장이 재계약 못한 채
계속 영업한다는 소문 떠도는 곳. '낚시 절대 금지 구역'의 열린 가능성만 보일 뿐, 내밀한 사연은 모르
겠습니다. 우리네 님덜,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바람처럼 사십시다. 그럼 자연은 그 자체로 남으리니.
순결 지키다, 다시 오는 님을 영접 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