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바람 부는 산

기도와 예봉산 산행

13월에부는바람 2015. 1. 15. 11:54

 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기도와 예봉산(禮峰山) 산행

 

108 대참회로 기도의 문을 연 날입니다.                                            2014. 12. 26(금)

 

 

감로수 병을 들고 대웅전과 삼성각(三聖閣) 사이에  서 계시는  관음보살님.      조계종 직할 사찰인

사(靈善寺)입니다.   행정 구역은 남양주시 금곡동 24 ― 2번지.  031·592 7109

 

 

절의 규모가  커지기 전 암자(庵子·菴子)였던 영선사는 천마산(天摩山) 줄기인 백봉산(柏山)

기슭에 있습니다.  영선사 스님은  용마산(龍馬山) 끝자락이라는 말도 있다고 하더이다.    사천왕문

위 天馬山(천마산)은 현판에만 있는 산입니다.

 

 

삶의 백 가지 간난을  견딘다해도   못내 이것만은 두려워했음이라         ― 김남조 님의 '후조(候鳥)'

에서                                                                                                                     2014. 12. 27(土)

 

 

목욕재계하고 기도를 바치러 갑니다.   객사 안 해 다행인 지난밤의 통음이 마지막 술로 기억되기를

, 극한의 무드에서 세 잔으로 끝낼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흰 눈은 제빛을 잃어도 당신의 초심은 시

간의 힘을  이길 거예요.                                                              2014. 12. 28(日)

 

 

주제가 일출이 아니었기에 정사시(正巳時)에 집을  나서 백봉산을 걷습니다.         2015. 1. 1(목)

 

세상일에 어두운 농부가 말(馬)을 썩은 사과 한 자루와 버꿔왔어요.  그런데도 그의 아내는 '잘했다'고

말합니다.   그 사랑에 탄복한 두 신사가 가지고 있던 금화 전부를 줍니다.    안데르센 동화 '영감이

하는 일은 언제나 옳아요' 줄거리입니다.   백봉산 삭풍(削風)이 기억의 들창을 흔들었을까요.

 

 

걸림없이 믿으며  무조건 이뻐하는 것, 사랑의 민낯입니다.   사방 천지에서 봐도  내 말 틀린 거

않냐했던 누추한 과거에 이별을  고합니다.     인연의 불가해(不可解)와, 그 관계에서 빚어지는

은 전생과 사랑을 대입하지 않고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 나는 무슨 이유로/    전생의 어느 호젓한 길섶에/    그대를  두고 떠나 왔던가//        … 보라

그대  외롭고  그립다던 나날  속에/    저리도 자욱히 내리는 눈//       아무도 걷지 않은  순백의 길

하나/   그대  전생까지 닿아 있음을                                                            ― 이외수 님의  시에서

 

 

천운 같은 인연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108배를 바치고,

다시 108배를  더했습니다.                                       동짓달 열하룻날인   2015. 1. 1(목)

 

 

날선 바람이 돌탑을 저민들 공들인 마음이야.  지금은 결빙의 계절.                    2015. 1. 2(금)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늘을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을 거라고'

 

 

한 번은 당신을 위해, 한 번은 나를 위해,  또 한 번은 우리를 위해,  그렇게 세 번의 108배

니다.  그리고 아홉 번 절을 더한 건 삼생(三生)의 인연들을 위해서 였습니다.   그렇게  삼백서른세

번 절을 올렸습니다.

 

솔개는 수명이  80년인데 어느 시기가 되면 산정(山頂)에서 반 년의 고행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람의 몸을  받은 저의 기도는  종점까지 이어지기를 발원합니다.    참회와 감사, 그리고 발원. 저는 그

것을  기도라고  합니다.                                                                2015. 1. 2(금)

 

 

나를 방기하면 적지 않은 연이 다가와 스쳐갈 팔자입니다.    종당 정이 안 갈, 그 연들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기도를  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대충 흐르다  다음 생으로  넘어가고 싶지 않은 건  생과

사가 둘이 아니기에,  모든 것은 다생습기(多生習氣)가  되고 업이 되기에.   지극한 정성은 운명을 바

바꾼다고  믿는 사람이기에.                                                               2015. 1. 4(日)

 

 

부천 사시는 김기사님을 생각하며 백여덟 번의 절을 더했습니다.   어제 말로, 낼  일요 산행에서

고싶다 하셨는데 응하지 않은  죄스러움 삭여지길 빌며.     일산의 가섭님을  마음에 두고 백여덟 번

을 바친 건 언제였나.                                                   동짓달  열나흗날  유시 초   2015. 1. 4(日)

 

 

돌계단으로 대웅전에 오르려 요사채인  월륜당(月輪堂) 앞마당을 지날 때  백구(白狗) 미륵이가  찢어

발길 듯 컹컹거리며 달라들곤 했으나  물어뜯지는  않았습니다.  어제까지도 그랬는데  잠잠해졌습.

 

長 天 然 一 紙    難 事 比 中 情(장천연일지 난사비중정)  가없는 하늘이 한 장의 종이라 해도

어떻게 제 마음을 다 담을 수 있겠습니까.  소한입니다.                               2015. 1. 6(화)

 

 

기도를  시작한 이후  좋게 사는 사람 하나 생겼습니다.   성당 반장인데 전 중전이라 부릅니다.  우린

후생에서 되는 걸  원치 않기에  노력합니다.   맺히지 않게 해야 만나지지 않을 거니까요.  어제

처럼 늑골시린 길입니다.                                                        2015. 1. 9(금)

 

 

가르치지 않고 경청의 거룩함을  알게  해 준  친구  재환 님께 감사하며  백여덟 번 절을  더했습니다.

부족함이 없는 벗이라  줄 수 있는 건 기도뿐.  108배와 아홉 번의 절을  두 번해  234배를 바쳤습니다.

 

 

 

예봉산 풍경.  견우와 직녀가 만났다는  전설의 산입니다.  갈매기님  디카예요.     2015. 1. 11(日)

 

 

갈매기님 샷입니다

 

 

김기사님에게 찍혀 배경이 된들 어떠리까

 

 

싸리나무집 엄나무백숙 뒤풀이 예약된 하산길입니다.                                             2015. 1. 11(日)

 

 

라일락향기님과 애니팡님.   늦게 시작하는 이 조합을  축원하며 108배의 기도를  바치겠습니다.  오

늘  첫 사진입니다.  구형 폰카(GALAXY S―III)여도 그 희소가치를 이쁘게 봐주시고  두 님도  내

렇게 사시기.

 

 

천생배필인 이 부부를 위해서도  108배를 올리겠습니다.  하루 걸러서요.    사랑과  다복(多福)이  늘

하기를 빕니다.  마늘쫑님과  마늘님.                                           2015. 1. 11(日)

 

 

어제 예봉산행, 행복했습니다.  기다림이 있어 더 행복했습니다.  년에 한 번 동행 하더라도  좋은

우(山友)가  되겠습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南無)는 돌아간다는, 귀의 한다는.    카페  산행수행

에  달포 만에 남긴  한줄출첵입니다.                                                2015. 1. 12(月)

 

 

 

2015. 1. 13(화)

 

 

 

 

 

 

 

 

'전생, 금생, 내생의 업보를 소멸하기 위해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하며 절을 올렸습니다.'   봉산 산행

날(1. 11) 제가 사진 찍은 님들에게 마음으로 말했던 기도 더해져 양일에 468배를 바쳤습니다.  

중생이 덜어내지 못하는 한 가닥 욕심도 거기에 묻어 전해졌겠지요.

 

 

엄동설한이고 비운이라 춥습니다.    삶이  모질어도  당신이 낳은 기도가 있기에, 색(塞)이 극에 달하

면 열린다는 것을 알기에 견딥니다.  춥다는 건 봄이 오고 있다는 거래요.            2015. 1. 13(화)

 

 

 

 

다시 들으시려면  start button을  touch 하시어요

송학사 / 김태곤

 

 

 

 

 

 

어려움 가운데 가장 큰  어려움은 알고도 모르는  함이요.     용맹 가운데 가장 큰 용맹은  옳고도 지는

것이다.     공부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은  남의 허물을  대신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인물은 모든 사람을 존경하는 사람이다. (372쪽)

 

하필(何必)을 알면 불필(不必)을 안다고 답했다던가.    왜 불필(不必)이냐는 물음에 법명을 지어준

아버지 성철(性撤) 대선사가 그랬다던가.      '영원에서 영원으로'  김영사에서 나온 불필 스님 

고록입니다.   세 해 전에(2012) 제게 왔는데 방치하다  손길 준 게  지난 가을이었습니다.     2015

1. 2(금)

 

 

 

인과율(因果律)

 

당신은 옛 맹서를 깨치고 가십니다.

당신의 맹서는 얼마나 참되었습니까.  그 맹서를 깨치고 가는 이별은 믿을 수가 없습니다.

참 맹서를 깨치고 가는 이별은 옛 맹서로 돌아올 줄을 압니다. 그것은 엄숙한 인과율(因果律)입니다.

나는 당신과 떠날 때에 입맞춘 입술이 마르기 전에, 당신이 돌아와서 다시 입맞추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당신의 가시는 것은 옛 맹서를 깨치려는 고의가 아닌 줄을 나는 압니다.

비겨 당신이 지금의 이별을 영원히 깨치지 않는다 하여도, 당신의 최후의 접촉을 받은 나의 입술을

다른 남자의 입술에 대일 수는 없습니다.                                                  한용운

 

 

 

 

 

 

 

 

땅콩  복중의 제일 복은 만남의 복이라 하였으니....  산행수행 여러분 복 많이 많이 받으시는군요 ~~

~  저역시도요 ^^                                                       카페 산행수행  산행후기방   2015. 1. 14(수)

 

백봉산  첫 댓글의 공덕을  부처님 전  백여덟 번의 절로 보답하겠습니다.                    1. 15(목)

땅콩  감사합니다^^                                                                                                             1. 15(목)

 

마늘쫑  산행중에 하신 말씀이 무슨 말씀인지 했는데~  좋은글 좋은말 감사드리고요~~~    산행수행 회원

들과 저희 부부를 위해 기도하고 축복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자주는 못 오시더라도

면 산행수행길에서 뵙길 바랍니다.....                                                                      1. 15(목)

 

백봉산  가장 축복 받은 부부는  참지 않아도 되는,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부부일 것입니다.   그렇게

였습니다.  좋은 나날 되시기를  빕니다.                                              2015. 1. 1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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