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바람 부는 산

불암산, 그리고

13월에부는바람 2015. 3. 17. 19:28

 새벽江 혹은 13월에부는바람

 

 

불암산, 그리고

 

'산행수행' 과 함께하는 과메기님네.  불암산 정상 넘어 시산제 장소로 가던 길 멈추고.   2015. 3. 1

 

 

머플러를  한 선영님과, 어쩌지님.   잠시 멈춘  시간여행님은  부동자세다.             2015. 3. 1(日)

 

 

 

 

본토명이 키스(Canon EOS Kiss Digital X)인 캐논 카메라 에오스 사벽디(400D) 설명서다.     7년

(2008)에  산  카메라에  딸려온  책자를  수년 만에  다시 만진 건  디테일을  품고 전체를  하고

서였다.  몇 번이나 봤길래 너절해졌을까.  라스트 레딩(The last reading).

 

단종된 지 오래된 기종의 해설서를  눈 아프게  통독하며 시간을 퍼부은 건  좋은  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  사식)을 가졌을 때 걸림없이 컨트롤 하고 싶어서다.    하나 남은 물욕은  5가

겹치는 나이면 채워질 듯.                               섣달 열엿샛날이자  입춘인   2015. 2. 4(수)

 

 

6번 봤으니 주인이 못다 깨우쳤어도 책꽂이에 있거라.                                                 2015. 3. 6(금)

 

 

냄비에 우유를 끓이면 넘친다.  왜 그렇게 되는지 나는 알지 못하고 또 알려고 한 적도 없다.   만일 누군가

가 내게 묻는다면, 우유는 끓어서 넘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 대답은 틀리지는 않

지만 아무 설명도 되지 않는다.

 

이 경우 나는 자연 과학자가 아닌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과거의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알지 못한

채 그런 사건에 대해 읽을 수도 있고 쓸 수도 있다.     또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것은 히틀러가 전쟁

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다.  이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것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경우 자기를 역사 연구가 또는 역사가라고 자처하는 터무니없는 짓은 삼가야 할 것이다.  역

연구는 원인의 연구이다.                                                                                                    (108쪽)

 

 

실례를 들어보면, 존스가 어느 파티에서 평소의 주량보다 많은 술을 마신 후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

몰고 돌아가다가  앞이 막힌 막다른 모퉁이에 이르러, 그 모퉁이의 가게에서  담배를 사기 위해 길을 건너

로빈슨을 치어 죽였다.     혼란이 수습된 뒤, 우리는(이를테면 경찰서에서) 이 사건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만났다.

 

이 사고는 운전자가 술이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일어난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이 경우는 형사사건에

된다.   또는 고장난 브레이크가 원인이었던가?  이 경우에는 1주일 전에 그 차를 분해하여 고쳤던

공장에 책임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막다른 모퉁이가 있었기 때문인가?  이 경우에는 도로를 관리하

국에 책임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런 실제적인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방에  저명한 두 신사가(이름은 밝히지 않겠지만) 들어와서,

일 로빈슨의 담배가 남아 있었다면  그 길을 건너지도 않았을 것이고  차에 치어 죽지도 않았을 것이다.

라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야말로  로빈슨의 죽음에 대한 원인이다.   이런 원인을 간과해 버린 조사

두 시간 낭비이며, 여기서 나온 결론은 모두 무의미하고 무의미하다고 능숙한 말솜씨로 떠들기 시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청산유수 같은 달변을 간신히 가로막고, 이 두 방문자를 정

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문밖으로 내밀고 이들을 다시는 들이지 말라고 수위에게 지시한 후 다시 우리의

를 계속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침입자들에게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물론 로빈슨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었기 때문

었다.     역사에 있어서의 기회와 우연을 믿는 사람들이 하는 말은 모두 다 거짓 없는 진실이고, 나무

없이 논리적이다.

 

그것은《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속의 세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독특한 논리가 있다.  나는

옥스포드 풍(風)의 훌륭한 본보기인  이런 작품을 칭찬하는 데 있어서  그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지

것과는 다른 내 나름의 논리를 따로 간직하고 싶다.     이 작품들의 작자인 도지슨(Dodgson)의 방식

역사의 방식이라고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역사는 역사적 의미라는 관점에서 본 선택의 과정이다.   다시 한번 탤콧 파슨스의 말을 빌리면,

역사란 실재(實在)에 대한 단순한 지적인 태도라기보다는 인과적인 태도의 '선택적 체계'이다.         (130

131쪽)

 

 

런던 태생 카(Edward Hallett Carr)의 명저  '역사란 무엇인가' 를  서울 출신 권오석이 몰입도 높게

옮겼다.   재작년 가을, '자유로부터의 도피(에리히 프롬)'로 시작한 흥신문화사 판 고전 읽기를  끝낸다.

집 장식장에 박혀 있던  세 권 봤다는 말일 뿐.  '꿈의 해석' 을  뗀 건 작년 초추.     2015. 3. 17(화)

 

 

 

 

열애 / 윤시내(1979년 발표곡)

 

 

 

 

 

 

'백봉산' 의  기도 도량인 영선암을 갤 쓰리(GALAXY S―III)로 표현한다.  경칩날  저물녘.     3. 6(금)

 

상행의 경춘선에서  Y형 이어폰 한쪽을  꽂아주고 '오늘도 사랑해(백지영)'와  '인연(이선희)'을 알게 해

준 관음살의 현신(現身)에게 이 글을 바친다.                                     2015. 3. 17(화)

 

 

 

 

 

 

겨울에 얼어 죽은 가래나무 빈 가지에

겨울에 얼어 죽은 가래나무 새 한 마리

날아와 울 때까지

봄밤에도 몇 번이나 눈이 내리고

더러는 언 빨래들 살을 부비며

새도록 잠을 설치는 소리

 

황사바람이 불고 흐린 산들이 떠내려가고

다음 날 이마 가득 금줄 무늬로 햇빛 어리어

문득 그리운 이름 하나 떠올리면

살아 죄없을 사람들은 이미 죽어서 풀잎이 되고

봄감기 어지러운 머리맡

어느 빈 터에선가

사람들 집짓는  소리

집짓는  소리                          ― 봄감기,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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